유럽 5대 리그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매년 이맘때 "올 시즌은 어느 리그를 볼까" 하는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리그를 고르는 기준으로 흔히 이야기되는 것들 — 어디가 골이 많다, 어디가 수비적이다 — 은 대부분 인상에 기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세어 봤습니다.
무엇을 세었나
2016년부터 2026년까지 우리 데이터에 쌓인 5대 리그 승·무·패 경기 18,093경기가 대상입니다. 결과가 확정된 경기만 넣었고, 배당이 매겨지지 않은 경기(배당 1.00)는 뺐습니다. 전반전만 따로 다루는 경기도 제외했습니다.
같은 경기가 두 회차에 걸쳐 중복으로 올라온 기록은 한 건으로 합쳤습니다. 그냥 세면 같은 경기가 두 번 계산돼 숫자가 부풀려집니다.
표 하나로 보는 5대 리그
| 리그 | 경기 | 평균 골 | 3골 이상 | 무승부 | 홈 승 | 원정 승 |
|---|---|---|---|---|---|---|
| 분데스리가 | 3,124 | 3.08 | 59.5% | 24.9% | 44.3% | 30.8% |
| 프리미어리그 | 3,865 | 2.83 | 54.4% | 23.4% | 44.6% | 32.0% |
| 세리에A | 3,895 | 2.74 | 52.5% | 25.7% | 42.2% | 32.1% |
| 리그앙 | 3,489 | 2.74 | 51.7% | 25.0% | 44.1% | 30.9% |
| 라리가 | 3,720 | 2.62 | 48.1% | 26.1% | 45.9% | 28.1% |
1. 골 — 분데스리가와 라리가는 다른 종목에 가깝다
가장 크게 갈리는 항목입니다. 분데스리가는 한 경기 평균 3.08골, 라리가는 2.62골입니다. 0.46골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이건 두 경기를 보면 한 골 가까이 차이 난다는 뜻입니다.
더 와닿는 숫자는 "3골 이상 나온 경기 비율"입니다. 분데스리가는 10경기 중 6경기(59.5%)가 3골 이상으로 끝났습니다. 라리가는 10경기 중 5경기가 안 됩니다(48.1%).
2. 무승부 — 라리가가 가장 잘 비긴다
라리가 26.1%, 프리미어리그 23.4%. 2.7%p 차이입니다. 38라운드짜리 시즌 전체(380경기)로 환산하면 열 경기 정도가 더 비긴다는 뜻입니다.
골이 적은 리그일수록 무승부가 많다는 관계가 그대로 보입니다. 평균 득점이 가장 낮은 라리가가 무승부 1위이고, 가장 높은 분데스리가는 24.9%로 낮은 편입니다.
3. 홈 이점 — 라리가에서 원정팀이 가장 고전한다
라리가 원정 승률은 28.1%로 5대 리그 중 유일하게 30%를 밑돕니다. 반면 홈 승률은 45.9%로 가장 높습니다. 홈과 원정의 격차가 17.8%p로 가장 큽니다.
가장 평평한 리그는 세리에A입니다. 홈 42.2% 대 원정 32.1%로 격차가 10.1%p에 그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원정팀이 상대적으로 잘 버팁니다.
| 리그 | 홈 승 | 원정 승 | 홈-원정 격차 |
|---|---|---|---|
| 라리가 | 45.9% | 28.1% | 17.8%p |
| 분데스리가 | 44.3% | 30.8% | 13.5%p |
| 리그앙 | 44.1% | 30.9% | 13.2%p |
| 프리미어리그 | 44.6% | 32.0% | 12.6%p |
| 세리에A | 42.2% | 32.1% | 10.1%p |
4. 이변 — 세리에A가 가장 순리대로 간다
배당이 낮은 쪽(더 강하다고 평가된 쪽)이 실제로 맞은 비율을 정배, 높은 쪽이 뒤집은 비율을 역배라고 부릅니다.
| 리그 | 정배 적중 | 역배 적중 |
|---|---|---|
| 세리에A | 55.4% | 18.8% |
| 프리미어리그 | 55.2% | 21.4% |
| 라리가 | 54.3% | 19.7% |
| 리그앙 | 52.6% | 22.4% |
| 분데스리가 | 52.0% | 23.0% |
세리에A가 역배 18.8%로 가장 낮고, 분데스리가가 23.0%로 가장 높습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약체가 강팀을 잡는 일이 네 경기에 한 번꼴로 일어납니다. 세리에A는 다섯 경기에 한 번이 안 됩니다.
5. 언더오버 2.5 — 여기서 차이가 가장 크다
지금까지의 차이가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려면 언더오버가 가장 직관적입니다. 2.5 기준선은 "총 3골 이상이면 오버, 2골 이하면 언더"로 갈리는 가장 흔한 라인입니다.
| 리그 | 집계 | 오버 비율 | 평균 오버 배당 | 평균 언더 배당 |
|---|---|---|---|---|
| 분데스리가 | 1,250 | 54.6% | 1.61 | 1.96 |
| 프리미어리그 | 2,335 | 53.3% | 1.71 | 1.81 |
| 리그앙 | 1,748 | 51.5% | 1.75 | 1.79 |
| 세리에A | 2,252 | 51.1% | 1.75 | 1.81 |
| 라리가 | 2,142 | 44.6% | 1.95 | 1.65 |
라리가 44.6% 대 분데스리가 54.6%. 정확히 10%p 차이입니다. 같은 2.5라는 숫자를 놓고도, 라리가에서는 언더가 더 자주 나오고 분데스리가에서는 오버가 더 자주 나옵니다.
배당이 이미 그 차이를 알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있습니다. 위 표의 평균 배당을 보세요. 라리가는 오버 배당이 1.95로 높고 언더가 1.65로 낮습니다. 분데스리가는 정반대로 오버 1.61, 언더 1.96입니다.
배당을 매기는 쪽도 이 차이를 이미 반영해 놓았다는 뜻입니다. "라리가는 골이 적으니 언더를 고르면 유리하겠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습니다. 적게 나오는 만큼 배당도 이미 낮게 걸려 있습니다.
집계할 때 조심한 것들
- 언더오버 집계 기간이 리그마다 다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2016년부터 쌓여 있지만, 나머지 네 리그는 2020년부터입니다.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 어려운 구간이 있어 그대로 밝힙니다.
- 2.5 라인만 골랐습니다. 3.5나 1.5 같은 다른 기준선을 섞으면 리그별 차이가 아니라 라인별 차이가 섞여 들어갑니다.
- 중복 발매분을 제거했습니다. 같은 경기가 연속 두 회차에 걸쳐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 자연키로 묶어 한 건만 남겼습니다.
- 연장전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축구 결과는 정규시간 90분까지만 기록합니다. 5대 리그는 리그 경기라 연장 자체가 없습니다.
요약
- 5대 리그 18,093경기 집계 결과, 리그마다 성격이 뚜렷하게 다릅니다.
- 골 — 분데스리가 3.08골로 최다, 라리가 2.62골로 최소. 0.46골 차이.
- 무승부 — 라리가 26.1%로 최다, 프리미어리그 23.4%로 최소.
- 홈 이점 — 라리가가 홈·원정 격차 17.8%p로 가장 크고, 세리에A가 10.1%p로 가장 작습니다.
- 이변 — 분데스리가 역배 23.0%로 최다, 세리에A 18.8%로 최소.
- 언더오버 2.5 — 오버 비율이 라리가 44.6%, 분데스리가 54.6%로 10%p 벌어집니다.
- 단, 배당은 이미 이 차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리그 성격은 기대치를 맞추는 데 쓰는 것이지, 유리한 쪽을 찾는 지름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