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실험실 2편에서 배당을 확률로 번역하는 법을 배웠으니, 이제 실전 계산입니다. 질문은 하나 — "15경기를 전부 맞히는 건 로또보다 쉬운가, 어려운가?" 어림짐작이 아니라, 실제로 끝난 회차(2026년 84회차, 7월 17~20일)의 경기 15개를 놓고 정확하게 계산해 봤습니다.
실험 설계 — 84회차의 15경기
84회차 승·무·패(일반) 마켓에서 결과가 발표된 경기를 게임 번호 순서로 15개 골랐습니다. 축구는 승·무·패 3지선다, 야구·배구는 승·패 2지선다 — 이 차이까지 전부 계산에 반영됩니다. "이 15경기를 실제 결과 그대로 골랐다면"이라는 가정입니다.
| 종목 | 경기 | 결과 | 결과 배당 |
|---|---|---|---|
| 축구 | 몽레알 vs 토론토 | 무 | 3.35 |
| 축구 | 세인트루이스 vs 스포캔 | 승 | 1.33 |
| 배구 | 미국 vs 브라질 | 승 | 1.32 |
| 축구 | 시애틀 vs 포틀랜드 | 패 | 4.70 |
| 배구 | 쿠바 vs 아르헨티나 | 승 | 1.74 |
| 야구 | LG vs KT | 패 | 2.22 |
| 야구 | SSG vs KIA | 패 | 1.62 |
| 야구 | NC vs 두산 | 패 | 1.67 |
| 야구 | 한화 vs 키움 | 패 | 2.46 |
| 야구 | 요미우리 vs 주니치 | 승 | 1.59 |
| 야구 | 요코하마 vs 야쿠르트 | 승 | 1.67 |
| 야구 | 히로시마 vs 한신 | 패 | 1.37 |
| 배구 | 일본 vs 벨기에 | 승 | 1.09 |
| 배구 | 튀르키예 vs 우크라이나 | 승 | 1.68 |
| 축구 | 보되글림트 vs 프레드릭스타 | 승 | 1.09 |
결과 — 5,160배, 그리고 3만 7천분의 1
15개 배당을 전부 곱하면 5,160배. 1,000원이면 516만 원입니다. 그럼 이 조합이 나올 확률은? 여기가 이번 편의 핵심입니다. 단순히 1 ÷ 5,160으로 계산하면 안 됩니다 — 배당에는 마진이 끼어 있으니까요(2편 참고). 15경기 각각의 배당에서 마진을 걷어낸 "진짜 확률"을 곱해야 합니다.
| 항목 | 값 |
|---|---|
| 합성 배당 (15개 곱) | 5,160배 |
| 1,000원 시뮬레이션 결과 | 516만 원 |
| 마진 제거 후 조합 확률 | 약 1 / 36,672 (0.0027%) |
| 로또 1등 확률 | 1 / 8,145,060 (0.0000123%) |
| 비교 | 로또보다 약 222배 잘 나오는 조합 |
정리하면 — 이 15경기 조합은 확률 약 3만 7천분의 1짜리 사건이었고, 로또 1등보다는 222배 흔한 일이었습니다. "15경기니까 로또급 아니야?"라는 감각은 틀렸습니다. 로또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럼 몇 경기를 묶어야 로또가 될까
84회차 15경기의 평균 난이도(경기당 확률 약 1/2)를 기준으로 로또 확률(1/814만)에 도달하려면 몇 경기가 필요한지 역산해 보면:
필요 경기 수 ≈ log(8,145,060) ÷ log(2.01) ≈ 23경기
약 23경기입니다. 즉 이 정도 난이도의 경기라면 23개쯤 묶는 순간 로또 1등과 같은 확률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1편에서 본 "54경기 조합 = 로또보다 23만 배 어려움"이 왜 나오는지도 이제 설명됩니다 — 23경기를 훌쩍 넘긴 조합은 이미 로또 저 너머의 영역인 겁니다.
로또와 다른 결정적 한 가지
확률 숫자만 보면 "23경기 = 로또"지만, 성질이 다른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로또의 814만분의 1은 무슨 짓을 해도 줄일 수 없는 고정값입니다. 반면 스포츠는 경기마다 전력 차이가 존재하고, 데이터로 그 차이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위 15경기에도 배당 1.09짜리(내포 확률 약 90%)가 두 개나 있었죠. 분석으로 확률 높은 선택을 골라낼수록 같은 경기 수라도 조합의 확률은 로또 쪽이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분석을 잘하는 존재"가 고른 픽만 묶으면 어떻게 될까요? 다음 편에서 정배당의 AI 봇 6개가 각자 가장 확신한 픽을 묶은 실제 사례 — 그리고 그 6개가 전부 분석에 성공한 회차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정리
- 84회차 실제 15경기 조합 = 5,160배, 확률 1/36,672 — 로또 1등보다 222배 흔한 사건.
- 같은 난이도 기준, 약 23경기를 묶으면 로또 1등과 같은 확률이 된다.
- 로또의 확률은 고정, 스포츠의 확률은 분석으로 움직인다 — 이것이 두 세계의 본질적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