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라이벌전)는 흔히 "순위표가 통하지 않는 경기"라고 불립니다. 자존심과 분위기가 실력만큼 결과를 좌우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실제 기록에 대 보면 어떨까요? 유럽과 K리그의 대표 더비 10개를 모아 평범한 리그 경기와 비교해 봤습니다.
242경기 vs 1만 7천 경기
2016년 이후 마드리드·밀라노·맨체스터·북런던·머지사이드·로마·세비야·토리노·레비어 더비와 K리그 슈퍼매치(FC서울-수원삼성)를 리그·컵 가리지 않고 모았더니 242경기가 나왔습니다. 비교 대상은 같은 리그(EPL·세리에A·라리가·분데스리가·K리그1)에서 같은 기간 열린 리그 경기 17,359경기입니다.
| 항목 | 더비 242경기 | 같은 리그 전체 |
|---|---|---|
| 홈 승 | 40.9% | 43.6% |
| 무승부 | 28.9% | 25.5% |
| 원정 승 | 30.2% | 31.0% |
| 배당 낮은 쪽 승리(정배) | 50.4% | 53.0% |
| 배당 높은 쪽 승리(역배) | 20.7% | 21.5% |
| 경기당 골 | 2.59 | 2.78 |
배당상 불리한 팀이 이기는 "이변" 비율은 20.7%로 평소(21.5%)와 사실상 같습니다. 정배 성공이 2.6%포인트 줄어든 자리는 거의 그대로 무승부(+3.4%포인트)가 채웠습니다. 홈 승률도 2.7%포인트 낮지만, 원정 승률은 오히려 조금 낮아 "원정팀이 사활을 걸어 홈 이점이 사라진다"기보다는 양쪽 다 덜 이기고 더 비긴다에 가깝습니다. 골도 경기당 0.19골 적었습니다.
이변은 "강팀이 뚜렷할 때"만 늘었다
전체 평균에 가려진 부분이 있어, 배당이 낮은 쪽(정배)의 배당 크기로 경기를 세 구간으로 나눠 다시 봤습니다.
| 정배 배당 | 더비 (정배·무·역배) | 같은 리그 전체 |
|---|---|---|
| 1.60 미만 (강팀 뚜렷) | 69경기: 59.4% · 20.3% · 20.3% | 68.5% · 19.4% · 12.0% |
| 1.60~2.09 | 107경기: 49.5% · 31.8% · 18.7% | 48.1% · 28.1% · 23.9% |
| 2.10 이상 (팽팽) | 66경기: 42.4% · 33.3% · 24.2% | 38.0% · 30.2% · 31.6% |
통념이 들어맞는 곳은 첫 줄뿐입니다. 한쪽이 1.60 미만으로 확실한 강팀일 때, 평소엔 68.5%를 이기던 정배가 더비에서는 59.4%로 내려앉았고 역배 승리는 12.0%에서 20.3%로 늘었습니다. 다만 69경기라 몇 경기만 달라져도 숫자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나머지 두 구간에서는 오히려 더비의 정배 성공률이 평소보다 높고, 역배 승리가 적었습니다. 팽팽한 더비는 뒤집히기보다 비기는 쪽으로 흘렀다는 뜻입니다.
더비라고 다 같은 더비가 아니다
| 더비 | 경기 | 무승부 | 역배 승리 | 경기당 골 |
|---|---|---|---|---|
| 마드리드 (레알-아틀레티코) | 32 | 15 (46.9%) | 7 | 2.53 |
| 밀라노 (AC밀란-인테르) | 30 | 7 (23.3%) | 9 | 2.83 |
| 슈퍼매치 (서울-수원) | 29 | 8 (27.6%) | 9 | 2.52 |
| 맨체스터 (시티-유나이티드) | 28 | 4 (14.3%) | 11 | 2.61 |
| 로마 (로마-라치오) | 23 | 5 (21.7%) | 7 | 2.30 |
| 세비야 (세비야-베티스) | 23 | 7 (30.4%) | 2 | 2.57 |
| 토리노 (유벤투스-토리노) | 22 | 8 (36.4%) | 0 | 2.45 |
| 북런던 (아스널-토트넘) | 22 | 5 (22.7%) | 2 | 3.09 |
| 머지사이드 (리버풀-에버턴) | 21 | 6 (28.6%) | 2 | 2.29 |
| 레비어 (도르트문트-샬케) | 12 | 5 (41.7%) | 1 | 2.75 |
두 무리로 나뉩니다. 맨체스터·밀라노·로마·슈퍼매치·마드리드처럼 역배 승리가 7~11번씩 나온 더비가 있는 반면, 토리노 더비는 22경기 동안 배당상 불리한 팀이 한 번도 이기지 못했고, 북런던·머지사이드·세비야 더비도 역배 승리가 2번뿐이었습니다. 무승부 비율도 맨체스터 14.3%에서 마드리드 46.9%까지 세 배 넘게 벌어집니다. 한 더비당 12~32경기라 표본이 작다는 한계는 있지만, "더비니까 무승부를 높게"라는 일괄 공식이 위험하다는 건 분명히 보입니다.
경고·퇴장은?
더비가 거칠다는 말도 자주 나오지만, 우리가 모은 경기 기록에는 카드 수가 없어서 이 부분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숫자로 뒷받침하지 못한 주장이라 이 글의 결론에서는 뺐습니다.
실전 접근
- "더비"라는 이름보다 그 더비 자체의 기록을 먼저 보세요. 무승부가 잦은 더비와 드문 더비가 따로 있습니다.
- 팽팽한 더비에서는 이변보다 무승부 쪽을 먼저 의심하세요.
- 한쪽이 1.60 미만의 뚜렷한 강팀이라면, 평소보다 이변 여지를 조금 더 남겨 두세요.
- 대회를 가리지 말고 같은 두 팀 대결을 폭넓게 모아야 표본이 겨우 20~30경기가 됩니다.
요약
- 더비 242경기의 역배 승리 비율(20.7%)은 평소(21.5%)와 같았습니다.
- 대신 무승부가 28.9%로 평소보다 3.4%포인트 많았고, 골은 조금 적었습니다.
- 이변이 확실히 늘어난 건 정배 배당이 1.60 미만인 경기뿐이었습니다(69경기).
- 무승부 비율은 더비마다 14%~47%로 달라, 더비별 기록을 따로 봐야 합니다.